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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통대소개] 0. 통번역대학원은 어떤 곳인가?
    학교소개/통대소개 2019. 9. 25. 00:39

     

     

     

     

     

     

     

     

     

     

     

    "통대? 방송통신대학교 말하는 거야?"

     

    누군가 내게 앞으로의 삶에 대한 계획을 물었을 때,

    나는 '통대진학'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면 10의 7 정도는 내게 저렇게 되묻는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할수도 있는 그곳.  통번역대학원은 과연 어떤 곳일까? 

     

    오늘은 그 첫번째 시간으로, 통번역대학원이 어떤 곳인지 소개하고자 한다.

    앞으로 작성할 [통대소개] 글들은

    우리나라에 있는 여러 통번역대학원에 대한 소개글이 될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세계 3대 통대에 대해서도 다뤄보겠다.) 

     

     

     

    1. 통/번역 석사학위 인력 배출 기관 

     

    Graduate School of Interpretation and Translation (GSIT) 통번역대학원은 

    소위 언어의 꽃이라고 불리는 통역 / 번역을 교육하는 곳이다.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문장,  자주 사용하는 주제가 아닌

    매우 전문적이고 엄청난 난이도를 자랑하는 분야들에 대한 통역을 교육하고

    전문가로 양성해 배출하는 곳이다. 

    여기서 말하는 전문적이고 극상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분야들이란 :

    IT. 국방, 4차 산업 , 학술대회 , 법률, 의료, 정상회담, 국제관계, 경제

    그리고 여러 가지 종류의 국제회의 같은 주제들이다. 

     

    외국계 기업과 거래하며 오고 가는 메일 번역,

    해외 대학에 제출하기 위한 자소서 번역 같은 경우

    일반인들이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분야이지만,

    위와 같은 주제들은 일반인이 아닌 전문 통번역사의 분야인셈이다. 

     

    우리나라에는 통번역사 자격증이 따로 없기 때문에,

    통번역대학원 졸업증이 곧 통번역사 자격증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2. 입학보다 졸업이 더 어려운 대학원

     

    우리나라에는 현재 13개 정도의 통번역대학원이 있고,

    학교마다 차이가 있을 순 있으나 

    흔히 말하는 서울 4대 통대 ( 한국외대, 이화여대, 서울외대, 중앙대 국제대학원)는

    입학하기도 굉장히 어렵지만, 졸업하기 위해 정말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입학 과정부터 일반 대학원과는 차이가 있다.

    다른 전문대학원 ( 의전원, 로스쿨 등..)과 마찬가지로 

    졸업 이후 바로 해당 분야로 진출해 업으로 삼는 분야이기에

    통번역대학원도 전문 대학원으로 구분된다. ( 그래서 학비가 일반대학원보다 비싸다는..)

    또한 전 대학 학점, 대외활동, 연구계획서 등을 중요시 여기는 일반대학원과는 다르게

    통번역대학원은 거의 100% 영어 논술 (요약 + 확장) 및 구술시험 (통역)을 통해 선발한다.

     

    ( 이 또한 학교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외대 같은 경우,

    해외에서 3년 이상 거주/수학한 자에게는 1차 영어 논술 시험을 면제시켜준다.)

     

    이 말은 즉슨, 통번역이라는 분야가 입을 열면 바로 그 밑천이 드러나는 

    매우 살벌한(?) 분야이기에, 그 사람의 통/번역 능력 외에는 어떤 것도 보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학벌 세탁을 위해 통대에 진학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은 학부 성적도 반영한다는 얘기도 있다.) 

     

    우리나라 최고 통번역대학원인 한국외대 같은 경우, 

    편균 입학 경쟁률이 1:15 정도라고 한다.

    얼핏 보기에는 경쟁이 그다지 치열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당신이 경쟁해야 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에서 영어 좀 한다는 소리를 들어오던 사람들이다. 

    개중에는 해외파, 외교관 자제들, 외고 출신, 어학원 강사 등

    영어, 혹은 지원하는 해당 언어 고수들이 모여서 경쟁한다는 소리다.

     

    워낙 입학하기가 힘들어 통대입시를

    "통역 고시" 혹은 "영어 고시"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개중에는 통번역대학원 입학을 위해

    재수, 삼수 혹은 그 이상을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만큼 통대입학이 치열하고 어렵지만,

    더 섬뜩한 사실은 입학보다 졸업이 더 어렵다는 것이다. 

    통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졸업시험의 결과에 따라

    3개의 졸업 전공으로 배정된다.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여러 정상들 곁에서

    통역을 할 수 있는 수준의 "국제회의 통역 전공",

    일반 "통번역 전공", ( 순차 통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번역 기술만 교육받은 "번역 전공"으로 나뉜다. 

     

    통대를 준비 중인 대다수의 사람들은 "국제회의 통역 전공" 혹은

    "동시통역 전공"으로 졸업하고 싶어 하지만,

    그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는 정말 지옥 같은 매일을 보내야 할 것이다.

    통대 평균 매년 50명 정도의 학생들을 선발하는데,

    그중에 기수별 2~3 명 정도의 사람들만 이 타이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나머지 학생들은 다른 전공으로 졸업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애초에 어느 전공으로 졸업하든

    졸업시험을 통과해야 졸업이 가능하게 되는데,

    모든 과목에서 합격해야지만 졸업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

    단 몇 명만 "국제회의 통역 전공"으로 졸업할 수 있고

    경쟁자들은 다 하나같이 영어고수들만 모여있으니

    졸업이 쉬울 수가 없다.

     

    해서 통번역대학원에 입학하는 순간,

    행복 끝 불행의 시작이라고 하는 것이다. 

    매일매일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공부해야 하는 곳이

    바로 통번역대학원이다. 

     

    3. 월화수목금금금 

     

    일반 대학원 같은 경우, 

    학교를 일주일에 2~3번 가는 경우가 많다. 

    통번역대학원은, 또 한 번의 고3 생활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들어야 할 수업이 많기 때문에,

    주 5일, 어쩌면 주 6일 학교를 가는 건 당연할뿐더러

    수업 이후 따로 모여 진행하는 스터디, 

    교수님들이 내주시는 과제, 발표 등

    하루하루 매우 바쁜 나날들을 보내게 된다. 

     

    방학이라고 편할까?  그것도 아니다.

    뒤처지지 않게 방학기간 동안에도

    스터디를 열어 학우들과 공부해야 하고

    교수님들이 주시는, 혹은 본교 통번역센터에서 주는

    통역/번역 일들을 하며 바쁘게 살아간다.

    (통대재학시절 기회를 얻어 나가는 통역/번역 일은

    본인에게 좋은 경험이 되는 건 물론이고,

    나중에 취업할 때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런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스스로를 채찍질하여

    그 모든 과정을 합격하여 얻는 칭호가 바로 "통번역사"이며

    이런 통번역사들을 배출해내는 곳이 바로

    "통번역대학원 (GSIT)이다."

     

     

     

    앞서 적었던 모든 내용들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통번역사님들,

    또는 필자가 구독하며 읽는 다른 통번역사/ 통대 재학생님들의 글에서

    얻은 정보들이다.

     

    "왜 이렇게 통번역대학원을 힘들고 고통스러운 곳으로 적었냐."

    "굳이 이렇게까지 얘기할 필요가 있느냐"라고 얘기하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필자가 이렇게 적은 이유는 

    가끔 게시판을 돌아다니다 보면,

    통번역사들에 대한 글을 볼 때가 있는데,

    통번역대학원 과정 자체를 마치 아무나 할 수 있고,

    아무나 받아 주는 곳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어서였다.

    통번역이 필요한 현장에서도 

    통역사들을 그저 봉사활동 나온 학생 취급하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들었다. 

     

    "굳이 통번역사들을 써야 할 이유가 있나.

    요즘 해외파들이 얼마나 많은데..

    쓸데없이 비싸기만 하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이 보았다.

     

    필자가 정말 존경하고 

    대한민국 최정상급 통역사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김태훈 통번역사님께서는

    "통번역사들이 한 번의 통역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부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는지

    고용 측에선 알지 못하는 거 같다."라고 말씀하신다.

     

    이 글이  통대를 준비하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도전이 되기 바라고

    현재 통번역대학원에 재학 중이신 분들,

    또 현역 통번역사로 활동하고 계신 모든 분들께 위로가 되길 바란다. 

     

    존경합니다, 이 땅에 계신 모든 통번역사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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